소와 종교 <1>
늘푸름홍천한우클러스터 사업단
단장  이 종 헌
 
1. 머리말
 어렸을 때 우리집에는 내말도 잘듣고 일도 잘하는 누렁이 암소가 항상 외양간에 있었다.
물론, 그 시절이야 요사이 흔하게 쓰여지는 화학비료도 많이 나오지 않았으니 논과밭에 거름(퇴비)만드는 일도 한몫 거들었고 봄부터 가을까지는 농사일에 사람의 두배, 세배 이상의 몫을 거뜬히 해치우니 농사에 없어서는 안되는 귀중한 재산이기도 하였다.
 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해에는 송아지를 팔아서 그 당시에 처음 나오는 전자괘종시계를 산 기억이 난다. 지금이야 시계가 흔해 빠져서 어디를 가나 3만원이나 한 5만원만 주면 커다란 벽시계를 살수가 있지만 그당시만 해도 송아지 한 마리를 팔아서 4,400원하는 귀한 시계를 사가지고 즐거워하며 오시는 아버지의 기억이 생생하게 떠오른다.
우리집에서 크던소는 정말 복도 많았다. 그 시절에는 누구네집 소들도 다 그랬겠지만 아버지는 소를 얼마나 귀하게 여기는지 아침 식사하기전에 풀 한짐을 베어 소에게 주고 저녁에도 들녘에서 일을 하다가 해걸음이되면 또 풀을 한짐 잔뜩 베어가지고 집으로 돌아오신다.
나도 학교가 파하고 집으로 오면 소를 끌고 냇가로 나가서 소 배가 빵빵하도록 풀을 뜯겨 가지고 오는 것이 일과였으니 그때만 해도 소님이 대접받고 자랐던 시절이다.
때로, 소풀뜯기는 일에 소홀해도 문제될것이 없었다. 집에 올무렵 냇가에서 물을 실컷먹이면 소풀뜯긴배나 물먹인배나 배부르기는 매 일반이니 아버지께 혼이 날일도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