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와 종교 <3>
 
늘푸름홍천한우클러스터 사업단
단장  이 종 헌
 
3. 소는 신(神)인가?
 
 신화는 민족역사의 기원이다.
신화가 꾸며진 이야기가 되었든지 역사의 기록에 의하던지를 막론하고 그나라 민족의 머리속에 깊이 스며들어 있는 것은 사실일 것이다.
따라서 한국문화의 기틀에대하여 관심을 갖고자 한다면 결국에는 우리겨레의 신화에서 그 문제의 실마리를 찾아가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이러한 신화는 우리뿐 아니라 세계 어느곳에도 존재하고 있으며 이를 기틀로 하여 역사의 창조가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규원사화>에 쓰여진 기록에 의하면 상천(上界)에 유일신이 있으니 그는환인(桓因)이다. 온세상을 다스리는 무량의 지혜와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 형체는 드러나지 않으면서 가장높은 하늘에 앉으시니 그곳은 수만리나 멀리 떨어진 곳이지만 늘 환하게 빛나고 그 아래에는 수많은 소신(小神)을 거느리고 있다.
그 환인의 환(桓)은 곧 광명야(光明也)이다. 이 문장의 주신(主神)은 곧 천우(天牛)이고 그가 거처하는 곳은 우두산(牛頭山),삼각산(三角山),백두산(白頭山),밝뫼이다.
또한, 환인의 아들 환웅천왕(桓雄天王)시대에 천신(天神)인 신시씨(神市氏)가 머리를 흩날리는 자유스러움과 소탈함으로 소를타고 세상을 다스렸다고 한다.
 수소의 제의(祭義)와 관련하여 가장 널리 알려진 미도라스는 그 이름자체가 “수소를 지키는 위대한신” “힘센수소” “그대는우주의 지배자” 강력한수소, 천(天)과지(地)를 다스리는 미도라라고 이해되었다.
그리고 페르시아문화에 나타나는 개벽신화는 태초에 하늘의소(天牛)라고 불리는 수소가 있었다. 악인들이 그 수소를 죽이게되자 이를 말릴 수 없었던 하늘의 신은 죽어가는 수소에게 말했다. 『언젠가는 그대를 구하는 구원자가 올 것이다.』그러자 수소의 골수로부터 식물이 돋아났다.
그리이스의 포르필리우스는 이렇게 말했다.『드디어 태어나는 혼(魂)은 수소로부터 오며 수소를 훔친자는 창조의 비밀을 아는 신이된다』라고.
수소는 삼각(三角)의 비밀경전이므로 이때의 수소는 세계를 지배하는 유일신의 기호이다.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영문자의 알파벳은 에이(A)로 시작된다. 문자를 연구하는 학자들은 이 에이(A)가 소머리를 거꾸로 세워놓은(∀)로 것이라고 주장하고 문명의 기원이 소와 관련있음을 암시하고 있다. 그러니까 알파벳의 첫머리“A"가 놓이게 되는 것은 소가 역사의 시작을 상징할만큼 그에 걸맞는 어떤내용이 있다는 뜻이다.
기원전 1만5천년의 것으로 알려진 스페인의 알타미라동굴벽화에는 수소들이 장엄하게 그려져 있다. 왜? 수소가 벽화의 주제가 되었을까? 그로부터 1만년이 지나서야 이집트, 북아프리카, 수메르, 인도, 중국, 지중해문명에 이르러 다시 소의 문화가 등장하게 된다. 북아프리카의 닷시리벽화에는 소가 축제의 동물로 나타나고 있으며 이집트의 피라밋앞에는 사람의 얼굴을 한 소가 거대한 모습으로 만들어져 세워져 있기도하며 고구려 고분벽화에는 농사신이 있는데 머리는 소의 머리에다 사람몸의 형상을 한 그림이 있다. 결국, 농사신은 소라는 이야기이다.
이들 모든소가 목축시대의 주술적인 상징이었다는 설이 일반적으로 통용되어 있다.
 오늘날에도 인도에서는 소가 아직도 신상(神象)으로 숭배되고 있으며 실제로 기독교 성서에서도 이집트에서는 소가 우상이었다고 썼으며 이런 관습은 수메르, 바빌로니아 문명시대에도 마찬가지였다고 한다. 수메르 문명시대의 중요한 도시였던 우르(ur)의 한 신전유적에서는 황금으로 장식한 수소머리가 발견되었으며 시리아의 가스샤므라에 있는 고대 아쉬타르테 신전에서도 흙으로 만든 수소가 발견되었다고 한다.
이러한 증거물들은 모두 소가 신전(神殿)과 관련이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실제로 “GUT"라고 발음했던 고대인도나 수메르의 신은 소머리였다.
이 “GUT”는 영어의 신을 뜻하는 "God"의 어원이 되기도 한다.
우리의 관심은 왜? 소머리가 신의 상징으로 선택되었는가에 쏠리게 된다.
이 점을 해명하기 위해서는 신화를 찾을 필요가 있는데 그리이스의 신화에서는 올림프스의 제우스가 “소”로 상징된다. 그 소는 올림프스 산의 험준한 바위아래에 있는 올리브나무 옆에 매어져있는데 아폴론과 헤르메스가 그 주변에서 돌고 있다
그러다가도 일단 지상에 어려운일이 발생하면 제우스는 소모양을 하고 하산하여 문제를 해결하는데 대개 영토분쟁과 왕권쟁탈, 또는 나라간의 혼인문제등이 그가 해결해야할 일이었다. 그렇지만 아직도 소가 하늘의 상징이 되어야 하는것에 대한 의문이 남게된다. 이 해답은 의외로 천문학의 역사에서 그 실마리를 찾을수 있게된다. 천문학에서 황도십이궁(黃道十二宮)의 수소좌는 토러(Taurus)라고 부른다.
투우를 가르키는 스페인 또는 이탈리아의 토-로(Toro)는 물론 수소를 가리키는 프랑스말의 “taur-eau"로 천문학용어인 ”토러“에서 왔다. 우리말에 있어서도 소를”Sol", "SO"라고한다. “T"발음이 ”S"로 약화되었음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천문을 관측하고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사람을 천군(天君)이라고 하고 그곳을 “소도”라고 하였다. “소도”의 “SO"를 수컷을 뜻하는”SU"로 읽고“DO"를 토러의 ”tau"로 읽으면 소도의 참뜻이 수소를 가르킨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930년대만 하더라도 만주에서부터 우리나라에 산재해있었던 “소도”에는 소머리의 해골바가지가 걸려있다. 동이(東夷)들의 지성소(至聖所)였던 그곳에는 아무도 접근할 수가없고 죄인이 그곳으로 숨어들어가면 아무도 그를 잡아갈수가 없었다.
앞에서 이미 “A"가 소머리모양을 거꾸로 세운 모양이라고 했다.
또 한문(漢文)에서는 소(牛)의 갑골문자 그림이 삼지창으로 되어있다. 이것들은 모두 소가 삼각형이거나 셋(三)을 가리키는 기하학적인 기호로 나타내는 것을 알 수 있다.
 소의 생물학적인 구조는 음양오행의 이치를 반영한다는 것이므로 소를잡는 우리의 제사습관도 실은 우주만물의 이치를 확인하는 행사이었음을 알 수 있다.
『흰소를 잡아 태백산 기슭에서 하늘에 제사를 드렸다. 옛법에 하늘에 제사를 지낼때는 반드시 먼저 좋은날을 정하고 흰소를 골라 잘 길러서 제사를 지낼때가되면 그 소를잡아 머리를 산천에 제물로 드리도록 되어있다. 백두(白頭)라는 것은 소의 머리를 말하는것인데 여기서부터 비롯된 것이다. 하늘에 제사지내고 조상에게 보답하는 예는 단군(檀君)으로부터 시작되었다. :규원사화』
그러니까 젯상의 상좌에 소머리를 올려놓는 제사법은 경전을 의미하는 윗변삼각형(▽)을 모신다는 뜻이 있기도 하다. 소머리는 삼각형이고 삼(三)과 하나(一)의 관계(삼지창)를 상징한다. 즉, 셋이 하나에서 시작되고 하나는 또 셋으로 갈라진다.
삼각형은 하나의 통일된 형태지만 세 개의 뿔을 가졌다. 그것은 삼위일체(三位一體)이기도 하고 변증법의 원리이기도 하고 만물이 생성하는 근본원리이기도 하다.
노자(老子)는 이렇게 말했다. 『하나(一)가 둘(二)을낳고 둘(二)은 셋(三)을낳고 셋은 만물을 낳는다.』이 말은 소머리인 삼각의 원리에서 만물이 태어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는 이 삼지창(三角)을 삼신(三神)이라거나 산신(山神)의 상징이라고 믿어왔다. 30～40여년전만 하여도 시골에는 삼신주머니라는 것을 기둥이나 용마루에다가 걸어놓는 집이 있었다. 그 삼신주머니는 종이로접어서 큰 고깔처럼 만들고 그것을 소머리처럼 거꾸로 매달고 그 속에는 상징적으로 쌀을 넣어둔다.
쌀은 기(氣)의 상징이고 거꾸로 매달린 고깔은 소머리를 나타낸다.
우리가 세상에 나오려면 삼신할미가 점지를 해주어야 하고 삼신할미가 세상에 나아갈수 있도록 볼기짝을 두드려야 세상으로 나올수가 있는 것이다. 때문에 우리 엉덩이에는 삼신할미가 때린자국을(몽고반점)가지고 평생을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까 우리의 토착신앙이었던 신선교(샤마니즘)가 소를 숭상하는 종교였음을 알 수가 있다.
《참고:한국미술의기원. 소의 신화적의미와 그 상징기호(박용숙). 규원사화(북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