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의 역사를 찾아서
 
늘푸름홍천한우 클러스터 사업단
단장 이종헌
 
6. 풍속화(風俗畵)에 나타난 한우
 
 우리나라 풍속화의 효시는 고구려고분벽화라고 볼 수가 있다.
그리고 풍속화의 본격적인 발전은 김홍도(金弘道), 신윤복등 의 거장을 배출해낸 조선후기의 풍속화라고 하는데 이는 한국화(韓國畵)의 새로운 경지를 개척하고 한국 미술사를 빛낸 업적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지금까지 조선시대 풍속화의 발달원인은 실학사상(實學思想)의 발흥과 서민의식의 성장에 의한 일반서민들의 생활상을 주로 취급하였던 것에 주목할 수가 있다.
 풍속화의 내용 중에는 궁중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사실적으로 기록하는 그림과 일반 서민들의 생활상을 그리는 것 등으로 나누기도 하지만 여기서는 전문적인 미술분야로 깊이 들어가기보다는 풍속화 속에 나타나는 한우그림을 감상하고 그 시대 한우의 형태를 보는 것으로 제한하기로 한다.
  조선시대의 그림은 중국화풍의 영향을 많이 받아서 물소형태의 소 그림도 있고 한우 그림도 있다. 여기서는 어느 화가의 화풍이나 기법을 소개하기보다는 김홍도, 김두량 등이 그린 그림 속의 소와 지금 우리가 갖고있는 한우와 비교하여보는 것이 보다 재미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풍속화중의 우경도(밭갈이, 논갈이)등은 자주 등장하는 주제이기도 하며 그 시대에 농업을 장려하였던 배경과도 맥락을 같이 한다고 볼 수가 있다.
 

 

 
<목동오수(牧憧午睡): 김두량(金斗樑) 1696～1763>

 김두량은 영조시대의 인물로 산수화뿐만 아니라 소 그림, 개 그림, 인물화에도 뛰어난 화가였다. 이 그림은 실제 소를 앞에 놓고 그리지 않고는 불가능한 뛰어난 사실성(寫實性)이 보여지는 그림이다.  김두량의 소그림은 결코 화본풍이나 물소가 아닌 분명한 한우를 나타내고 있다.
 다소 졸린 듯한 눈매며 머리서부터 어깨를 거쳐 뒷다리로 이어지는 완만한 곡선 등은 정밀한 묘사기법이 엿보이며 소뿐 아니라 목동도 가슴을 풀어헤치고 천진스럽게 잠들어있으나 옷매무새를 살펴보면 분명한 우리나라 총각이다.
화면상단의 우측에는 같은 시대의 화가 강세황(姜世晃)이 쓴 것으로 확인되는
『신통하고 묘하며 정교하고 공교함은 대숭(戴嵩:중국 당나라 때 소그림의 제1인자-8세기) 과 더불어 누가 위고 아래인지 모르겠다.』라는 제발(題跋)이 있다.
 (해설: 이원복(李原福:국립중앙박물관 미술부장)
 

 
 <채유(採乳) :조영석(趙榮)-1686~1761>
소 젖을 짜는 광경을 그린 것으로 수묵(水墨)의 선묘(線描)로만 그려져 있다.
여기서는 인물과 동물의 낱낱표정이나 몸가짐뿐만 아니라 그 개개의 요소들을 긴밀하게 연결시키는 회화적인 구성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주목된다.
어미 소의 뒷다리와 고삐를 잡아 움직이지 못하게 하고 젖을 짜내고 있는데 군침을 흘리는 송아지를 한 노인이 붙잡고 있고 그것을 웃으면서 보고있는 고삐잡은 이의 표정이 매우 실감난다. 어미소의 옆으로 흘겨뜨는 눈 모습 또한 송아지의 표정과 연결감을 갖고 있다. 어미소의 목덜미가 점선으로 표현된 것은 김식(金埴)이래의 유행이다.
(해설:유홍준(兪弘濬)
 
 

 
 <논갈이:김홍도(金弘道)  >
김홍도는 산수와 인물, 화조등에서도 뛰어난 기량을 발휘하고 한국화 발전에 기여한바가 적지 않지만 조선후기의 풍속화를 개척하고 이를 유행으로 이끈 공도 지대하다. 그가 그린풍속화는 당시사람들의 삶의 모습이나 사회상을 한국적인 해학과 정취를 곁들여 생생하게 나타냈다는 점에서 무엇보다도 소중한 의의가 있다. 

논갈이는 한쌍의 소가 쟁기를 끌고 두명의 농군이 쇠스랑으로 흙을 고르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경직도(耕織圖)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다. 대각으로 솟구치고있는 소라든가 쟁기를 잡은 농부의 몸짓 등이 농사일의 힘든 것을 말해주고 있다. ( 해설: 홍선표(洪善杓)

2마리의 소가 논이나 밭을 가는 모습은 고대 이집트의 벽화에서부터 현재 강원도의 산골에까지 이어지고 있는 모습인데 김홍도의 논갈이에서 나타난 2마리의 소는 황우와 백우가 짝소가 되어 일을 하고있는 모습이다.
특히 김홍도의 그림에서는 풍속화나 궁중모습 등을 그리는데 있어서 실오라기 하나라도 소홀함과 사실과 다르지 않게 그리고 있음을 짐작케 한다.